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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와 광안리 일대의 해안 초고층은 부산을 상징하는 풍경이지만, 건물 외피 입장에서는 꽤 혹독한 근무지입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높이 올라갈수록 강해지고, 비가 오면 그 바람이 빗물을 유리와 외벽 이음매에 압력을 실어 밀어붙입니다. 낮은 층에서는 문제없던 실링의 미세한 틈이 고층부에서는 물이 들어오는 통로가 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염분이 더해집니다. 해풍에 실려 온 소금기는 외벽의 실링재와 금속 마감 부위에 계속 내려앉아 재료의 노화를 앞당깁니다. 같은 연식의 내륙 아파트보다 해안 건물의 외피 손상이 이르게 나타나는 배경입니다. 창틀 주변 고무가 딱딱해졌거나 금속 부위에 녹 자국이 흘러내린 흔적이 있다면 외피 점검의 신호로 읽으시면 됩니다.
고층 세대의 외벽 누수는 세대 안 배관 누수와 헷갈리기 쉽습니다. 창가 쪽 벽지가 젖거나 몰딩에 얼룩이 생기면 대부분 벽 속 배관부터 의심하시는데, 실제로는 위층 외벽이나 창호 둘레로 들어온 빗물이 구조체를 타고 내려온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두 원인은 수리 주체도 방법도 완전히 다르므로, 뜯기 전에 계통을 가려내는 진단이 먼저입니다.
외벽과 창호 둘레는 대부분 공용부에 속하기 때문에, 원인이 그쪽으로 확인되면 수리는 관리단이나 관리사무소와 협의할 사안이 됩니다. 이때 세대에서 준비할 것은 원인과 경로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자료입니다. 어느 부위로 물이 들어와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측정 근거와 함께 담긴 소견서가 있으면 협의가 감정싸움이 아니라 절차가 됩니다.
바다 앞 고층에 사신다면 태풍 예보 전에 창호 둘레 실리콘 상태를 한 번 살펴보시고, 큰비가 지나간 뒤에는 창가 바닥과 몰딩 주변을 확인해 두시길 권합니다. 이상이 보이면 젖은 범위와 날짜를 기록해 두십시오. 기록이 쌓여 있을수록 원인 규명이 빨라지고, 공용부 협의에서도 세대의 말에 무게가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