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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백과태풍이 지나간 뒤에 시작되는 빗물 누수

태풍이 지나간 뒤에 시작되는 빗물 누수

맑은 날에는 멀쩡하다가 큰비가 온 뒤에만 젖는 집이 있습니다. 부산에서 특히 자주 만나는 유형입니다.

본문

부산의 비는 위에서 아래로만 내리지 않습니다. 태풍이 남해안을 지날 때는 바람이 비를 옆으로 밀어붙여서, 평소라면 물이 닿지 않을 외벽 면과 창호 둘레까지 흠뻑 적십니다. 건물 입장에서는 벽 전체가 몇 시간 동안 물속에 잠겨 있는 것과 비슷한 조건이 됩니다. 이때 코킹이 갈라진 틈, 외벽의 미세한 균열, 창틀 하부의 벌어진 자리로 빗물이 밀려 들어옵니다.

태풍 당일이 아니라 이삼일 지나서 천장에 얼룩이 비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벽체나 슬래브 안으로 들어간 빗물이 구조체 내부를 천천히 이동해 낮은 자리로 모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젖어 나온 위치와 실제로 물이 들어온 위치가 다른 경우가 흔하고, 이 간격을 짚어내는 것이 빗물 누수 진단의 핵심입니다.

배관 누수와 구분하는 첫 단서는 날씨와의 연동입니다. 비가 온 뒤에만 젖고 마른 날이 이어지면 다시 마르는 패턴이라면 빗물 쪽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날씨와 무관하게 젖은 상태가 유지되거나 조금씩 번져 간다면 급수·난방 계통을 먼저 의심하는 편이 맞습니다. 언제 젖고 언제 말랐는지 날짜를 적어 두시면 진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점검해 볼 자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옥상이라면 파라펫 상부와 바닥 방수층의 이음 부위, 우수 드레인 주변을 봅니다. 세대라면 창호 둘레 실리콘의 갈라짐, 발코니 바닥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에어컨 배관이 벽을 관통하는 자리가 단골입니다. 눈으로 갈라짐이 보이지 않아도 물은 지나갈 수 있어서, 살수 시험으로 경로를 재현해 확인하기도 합니다.

태풍이 잦은 도시에서는 한 번 들어온 경로가 다음 태풍 때 더 넓어집니다. 물이 지나간 틈은 계절이 바뀌며 수축과 팽창을 반복해 조금씩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큰비 뒤에 생긴 얼룩을 한 번 마른 것으로 넘기지 마시고, 다음 비가 오기 전에 경로를 찾아 막아 두시는 것이 결과적으로 범위를 가장 작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기억해 두실 것

  • 비 온 뒤에만 젖으면 빗물, 날씨와 무관하면 배관 쪽을 먼저 의심합니다.
  • 젖어 나온 자리와 들어온 자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얼룩이 생긴 날짜와 그날의 날씨를 적어 두면 진단이 빨라집니다.
  • 한 번 물이 지나간 틈은 다음 태풍 때 더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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